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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러너
에이전트 러너
  • 저자존 르 카레 (지은이), 조영학 (옮긴이)
  • 출판사알에이치코리아(RHK)
  • 출판일2021-08-27
  • 등록일2021-12-03
보유 2,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스파이 소설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조각이 이 책 안에 있다.” - 《타임스》
스파이 소설의 제왕, 존 르 카레가 생전 발표한 마지막 작품
★★★ 작가 김중혁·영화평론가 이동진·영화감독 박찬욱이 극찬한 최고의 소설가 ★★★


우리가 현대 문학사를 통틀어 ‘스파이 소설을 쓰는 스파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작가를 꼽는다면 오직 존 르 카레를 떠올릴 것이다. 유럽을 뒤흔든 사기꾼의 아들로 태어나 명문 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비밀 조직 MI6에 입성해 요원으로 활약했던 그는 동서냉전이 극에 달했던 1960년대 역사의 한 줄로 남은 ‘킴빌비 사건’에 휘말려 요원 생활을 그만둔다. 그때부터 ‘존 르 카레John Le Carr?’라는 필명으로 줄곧 스파이의 삶을 사실감 있게 그리며 문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런 그가 2019년, 작고 직전에 발표한 스물다섯 번째 장편 소설 《에이전트 러너》가 마침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어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그간 르 카레의 작품에 등장해 온 ‘스마일리’는 잊길 바란다. 브렉시트로 인한 실망감과 분노를 비밀요원의 삶에 입혀 표출하고자 한 작가의 시도가 돋보이는 이번 신작은 은퇴 직전의 주인공이 새로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겪는 해프닝을 다룬다. 주인공이 작전을 수행하고, 암호를 파악하고, 심문을 주고받는 과정은 사뭇 진지하다. 심지어 ‘줄을 잘못 선’ 후배를 위해 기꺼이 조직과 아슬아슬한 협상에 임하고 가족마저 위장에 가담시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소설의 백미는 이제 역사 속의 한 장면이 된 동서 냉전이 어떻게 비틀린 영국식 유머, 조국을 향한 충성, 내분, 권태, 속임수와 어우러져 스파이 문학으로 완성되는지에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박진감 넘치는 결말을 보고 나면 우리는 여전히 생동감 있는 르 카레 특유의 필치에 탄복하게 된다. 작가로서 더는 글을 쓰지 말아야 할 때가 올 것을 늘 경계했던 존 르 카레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독자들은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색다른 스릴을 만끽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이 지루한 세계가
스파이를 만나는 순간, 활기가 살아난다.”


내트는 마흔일곱 영국 비밀 정보국 소속 요원이다. 오십을 앞둔 그는 오랜 현장 생활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런던으로 돌아온다. 그는 첩보 활동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던 시대는 진즉 끝났다고 여긴다. 그저 사무직으로 몇 년 더 자리 간수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사무소는 그에게 뜻밖의 제안을 해 온다. 바로 러시아 정부에 대한 위협 인물 제거다. 내트는 냉전이 종식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런 임무를 맡기는 사무소의 결정이 말도 안 된다고 여긴다. 게다가 내트가 평소 무능하다고 여긴 상사 돔이 이 작전의 총 책임자가 되어 돌아오는데, 설상가상 돔은 치밀하고 열정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신참 요원을 내쫓는다.
부당하고 무능한 조직에 신물을 느끼던 내트에게 남은 건 배드민턴밖에 없다. 수년째 챔피언을 지키고 있는 그곳, 그런 그의 클럽에 에드라는 청년이 들이닥쳐 도전을 제안한다. 배드민턴 네트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백핸드가 오가며 둘은 어느새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한편 러시아 관련 임무 완수를 눈앞에 두고 갑자기 내트가 반역자로 몰린다. 영국이 공들여 영입하려 했던 스파이가 만난 인물이 다름 아닌 배드민턴 파트너 에드였기 때문. 일순간 상황이 바뀌어 내트는 신망이 높던 배테랑 요원에서 추락해 사무소에 해명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요원 생활이 끝장날 처지에 놓인다. 그러자 그를 아끼는 상사 브린은 급히 상황을 역전시킬 은밀한 지시를 내린다. 과연 내트는 배신의 소용돌이에서 현장 요원(에이전트 러너)으로 명예를 되찾고 못다 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한 세기가 지나서도 읽힐 최고의 소설가.”
- 로버트 해리스


존 르 카레는 냉전 시대를 대표하던 작가였지만, 소련이 붕괴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에 더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는 팔레스타인 및 아프리카 지역 분쟁, 난민 문제, 거대 제약회사의 횡포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정치적 결정에 분노할 줄 알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곳에서 명확한 견해를 밝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던 작가였다. 이런 그의 성향은 브렉시트 이후 더욱 확고해졌다. 그가 아일랜드 시민권을 딴 행보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비난하는 작품 속 장면으로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는 줄곧 “전체보다 한 사람이, 국가보다 개인이 중요하다”고 역설했으며, 희생의 가치에 대한 힘 있는 목소리를 여럿 남겼다. 이것이 전 세계 수많은 작가들이 그를 100년 후에도 읽힐 작가로 추앙하는 이유다. 여전히 유효한 시대적 감각으로 ‘개인이 희생되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았’던 작가의 신념은 여러 편의 영화 원작에 쓰이면서 더 강력한 확장성을 얻어 세계에 퍼져나갔다.
극단적 전체주의로 치닫는 세계의 흐름을 경계하며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걱정하던 존 르 카레. 이러한 우려를 소설 속에 낱낱이 드러내고자 했던 거장의 시도로 우리는 지금도 그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거장의 펜은 멈췄지만, 그의 작품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상기시킨다.

저자소개

1931년 영국 도싯주 풀에서 태어났다. 그는 베른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했으며, 옥스퍼드대학교에서는 장학생으로 현대 언어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이튼 칼리지에서 1956년부터 2년간 학생들에게 프랑스어 및 독일어를 가르치다가 1959년 영국 외무부로 일터를 옮겼다. 요원 감시, 심문 등 첩보활동을 거쳐 영국 대사관 제2서기관, 함부르크 정치영사로 활약하다가 영국 해외 정보국 M16에서 첩보활동을 하기도 했다. 1961년 요원 신분으로 첫 장편소설 《죽은 자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발표했다. 소설마다 꾸준히 등장해 온 인물, 조지 스마일리가 사건을 풀어가는 이 작품은 “동서 냉전 관계를 이해하는 데 주요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이어 동서 냉전기 독일을 배경으로 한 세 번째 장편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로 마침내 그는 세계적인 스릴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요원 생활을 정리하고 본격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영국 추리 작가 협회가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을 비롯하여 CWA 다이아몬드 대거상,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 에드거 그랜드 마스터, 말라파르테상, 니코스 카잔차키스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냉전 종식 후에도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권 관련 문제에 천착해 왔으며 2019년에는 인권과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로프 팔메상을 받았다. 2020년 12월 12일 왕립 콘월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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